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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레카야자는 내가 가장 처음 산 식물이자 가장 큰 화분이다.
처음에는 잎 끝이 조금만 상해도 물이 부족한가 과한가 난리 법석이었는데, 초반에 관심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지 이제는 가장 신경을 안 쓰는 친구가 되었다.
아레카야자의 날렵하고도 부드러운 잎은 아름답지만 그 푸른 풍성함을 유지하려면 관심이 조금 필요하다.
건조하면 잎 끝이 갈색으로 마르거나, 분무 후 잎끼리 겹쳐진 채 방치돼 물러져 상처가 나거나, 뿌리에 과습이 와 까맣게 마르거나, 수돗물의 염소 성분이 한 줄기에 쌓여 마르거나, 혹은 자연스러운 하엽이 생기는 등 잎에 변화가 오는 요인이 너무너무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체 왜 색이 변하는 걸까 너무 궁금하고 걱정되었는데 지금은 “아 또 이 예민한 녀석이 하핳”하는 마음이 되어버려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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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은 예민하고 연약하지만 아레카야자 자체는 실내 환경에 찰떡같이 적응하여 새 잎을 쏙쏙 잘도 만들어 낸다.
어느 순간 보면 얇은 막대기들이 마구 올라와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잎들이 펼쳐진다.
아레카야자는 빛을 좋아하는데 공중 분무를 자주 해줘야 해서 나무 매트가 깔린 베란다에 두지 못하고 거실 안에 남겨두었다.
거실 안 창가라도 간접의 간접의 간접광이 들어오는 만큼 잎이 얇게 웃자라 뭔가 띄엄띄엄 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오늘 아레카야자에 대해 글을 쓰다가 새삼 불쌍해져서 아주 큰맘 먹고 저 육중한 화분을 들어 베란다 창가로 끌어다 두었다.
바로 다시 옮길 엄두는 안 나니 다음 공중 분무 때 들여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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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주기: 겉흙이 마르면 흠뻑 (뿌리 과습에 취약하므로 다소 건조하게)빛보기: 직사광선이 아닌 밝은 간접광최적 온도: 18~24°C최저 온도: 10°C병충해: 건조한 환경에서 응애, 깍지벌레 발생 가능기타: 통풍 진짜 너무 몹시 중요, 액체 비료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