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시 4일째에 결혼식장 예약한 사연| SamLab 「커플N스토리」 「5월에 만나 10월에 결혼」…연애

 

이진성(여)-손원규(남)씨 부부 이진성씨가 제공한 것처럼, 금년 10월 27일.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된 이진선(여29)-손원규(남29) 커플. 둘은 올해 5월 처음 만났다.

직장인 커뮤니티 앱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이들은 연애 시작 4일 만에 결혼을 결심하고 식장을 예약했다.

결혼식을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혼인신고까지 걸린 기간은 55일.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마치 무엇에 홀린 듯 부부가 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진성-송원규 커플의 연애에서 결혼까지의 일지-5월xx일(D-DAY)브라인*에서 첫 대화-D+1첫만남-D+3두번째만남-D+7세번째만남, 연애개시-D+10 결혼식장 예약(연애개시 4일차)-7월13일 혼인신고(연애개시 55일차)-10월27일 결혼식(연애개시) 이렇게 짧은 연애기간에 결혼을 해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원규: 처음 아내 만나던 날 거짓말처럼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아직도 그날 아내의 모습이 생생해요. 카페 문 열고 나와서 제 차 타는 모습입니다.

또 (카페를 나오며) 아내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던 것 같아요. 가치관이 저와 잘 맞는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진선: (남편과 처음 이야기를 나누며) 그동안 사랑이 소모적이지 않았느냐는 남편의 생각에 공감한 것 같아요. 저는 연애를 해도 결혼과 연애를 따로 하고 싶지 않았어요. 연애관에서부터 아이를 꼭 갖지 않아도 된다라는 결혼관까지 비슷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둘 다 딩크족(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아이가 없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말)인가요.남편과 처음 대화하던 날,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할 때 남편이 “나는 사실 딩구족이에요”라고 했어요. 그 때는 (남편이) 잘 모르는 사람이어서 ‘저는 저 쪽 아이를 낳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요?’ 라고 농담으로 대답을 해버렸거든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딩크족’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딩크족인 남편의 말을 듣는데 틀린 말은 아니더라구요.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딩크는 제 고민인 줄 몰랐어요.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남편은 저와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시작하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스스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을 고민하게 된 거죠. 저는 자신은 없지만 방향은 정했다고 대답했어요. 그렇게 저희의 만남이 시작됐습니다

元奎: 제가 딩크족이라서, 결혼 못하는 것도 고민했어요. 연애 시작 전부터 ‘저 딩크족이에요’ 이러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하지만 아내는 달랐습니다.

결혼해서도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는 제 말에 귀를 기울였고 또 공감해 주셨어요. 첫눈에 반한 것이기도 하지만, 아내의 그런 태도에 다시 한번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Q : 두 사람 어떻게 처음 만났어요?진선 : 남편이 브라인*이라는 직장인 커뮤니티 앱에 자기소개를 올리면서 사귀기 시작했어요.(남편의 글이) 길지 않았어요. 피부가 하얗고 웃는 모습이 예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짧은 글이었어요. 거기에 제가 코멘트를 달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원규: 보통 어떤 조건의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문장에 대한 반응은 “네가 뭔데?” “네가 얼마나 잘났니?” 이런 식이죠. 하지만 아내는 달랐습니다.

댓글에 “난데?”라고 남겨주셨어요 어떤 사람일지 정말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메모를 보내고 다음날 처음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첫 만남이 소개팅인 줄은 몰랐어요. (남편이) 저처럼 온라인으로 일을 하니 (인맥으로) 알아두길 바라며 흔쾌히 만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그동안 회사 미팅 등을 통해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제가 배우는 게 많더라고요.

한번 정리를 해볼게요 5월 브라인*앱으로 처음 대화하고 일주일뒤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비교적 빠른 편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애를 시작한 그 주 수요일에 결혼식장을 예약했어요. 너무 이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규: 당연히 저희 (결혼) 일정이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하지만 아내와 저는 처음부터 연애가 소모적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었어요. 그리고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제 이야기에 아내도 공감했어요. 첫 만남부터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가 딩크족인 제 말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그런 점에서 제게 부족한 점은 없었어요. 동시에 연애와 결혼을 따로 분리해서 할 이유가 없었던 거죠. 한번은 제가 남편한테 ‘우리 너무 빨리 가는 거 아니야?’라고 물어본적 있어요. 그렇게 물었을 때 제 솔직한 마음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결혼 준비 과정을 모두 뒤집을 생각도 갖고 있었죠.

대개예식장도다예약했는데이제와서왜그러냐고따질수도있겠죠. 그런데 남편이 아니었어요. 모든 준비 과정을 멈추고 제 고민을 들어주셨죠. 이렇게 빨리, 또 이 사람과 결혼하면 되는 걸까? 라는 두려움을 남편이 알게 된 거죠. 그런 남편의 태도에 두려움은 한순간에 믿음으로 바뀌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많이 당황하셨을 거예요 일반적으로 결혼은 두 사람만 좋아서 되는 일이 아니라고 하잖아요.다행히 시부모님이 허락해 주셨지만 저희 집은 아니었어요. 집안이 발칵 뒤집혔어요. 부모님은 우리가 본인들을 무시했다고 생각하셨어요. 상견례도 없이 우리끼리 날짜를 정해 통보한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부모님이 속상해하시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잘못했고,또잘못했군요. 그래서 결혼 준비를 백지화하는 마음을 갖고 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날짜에 쫓기듯이 결혼하는 것이 아닌 모습을 보이자 부모님도 허락을 해 주셨어요. 원래 예정되어 있던 10월에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혼인신고 연애 시작 55일 만에 냈습니다.

만난지 아직 두 달도 안됐을 때잖아요.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던 그런 제 믿음을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진성 : 제가 정한 거였는데 결혼한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났어요 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된 사람과 만난 지 5개월 후에 결혼한다고 하니까요. 그런 불안감 속에서도 서로에게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의기준으로오래사귀어결혼한분이아니잖아요. 그래서 어려움은 없나요?원규: 사귀는 기간이 길다고 해도 그런 중요한 것을 공유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면 연애를 겉도는 거라고 생각해요. 소모적인 연애예요.저는 아내와 처음 만났을 때 처음 만난 사람과 어려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공감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짧은 연애기간이었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저와 같은 점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어릴 적 뚱보였던 기억에 매끼 식단에서부터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가치관까지입니다.

그런 사람을 하루빨리 내 아내로 맞을 수 있었다는 게 감사하죠.

연애기간만큼 성숙한 연애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5년, 10년 이상 연애하다가 하루아침에 안 만난 사람처럼 돌아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다시 남편과 처음 만난 5월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저는 같은 결정을 할 거예요. ‘홀린 듯 너무 일찍 결혼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었고요. 하지만 제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하루하루 실감해요.

사진=이진성씨가 제공한 샘랩, 윤종성 에디터([email protected])※해당 포스트는 러브스토리 응모 이벤트를 통해 접수된 사연입니다.

용기를 내어 네이버 연애·결혼 구독자 여러분께 소소한 사랑 이야기를 전해준 이 커플에게 따뜻한 응원의 코멘트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