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아티스트와 병원 경영자의 영리한 창업모델 | 손동효_브로큰브레인(BROKEN BRAIN) 대표

 글 : 임승현_칼럼 니스트출처 – 예술경영409호_2018.8.16.

‘브로큰 브레인(BROKEN BRAIN)’ 뇌를 부순다는 것은 정말 섬뜩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일명 ‘화나는 회사’라고 불리는 이곳은 ‘VR 퍼포먼스’…www.gokams.or.kr ‘브로큰 브레인(BROKEN BRAIN)’은 뇌를 망가뜨린다니, 정말이지 섬뜩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일명 ‘기가 막히는 회사’로 불리는 이곳은 ‘VR 퍼포먼스’, ‘VR 아트’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루며 전시장에서 보았던 정적인 시각 미술을 관객과 호흡하는 동적인 무대로 이끈 미술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술과 기술, 예술가와 경영자의 만남으로 미술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예술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손동효 대표를 만나 브로큰 브레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VR 아트’라는 용어가 낯선 환경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저는 미술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었어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대학병원 비서실, 경영지원실 등에서 6년 반 동안 일했습니다.

동시에 ‘이강형’이라는 가명으로 전문 MC로 활동했는데요. 그때 염동균 작가님을 알게 됐죠. 2016년 5월 어느 날 HDC사에서 나온 바이브라는 기계를 활용한 영상을 함께 인터넷에서 보고 단번에 매료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에서 기계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쓰고 보니 투박하지만 LED와 연결할 수 있다면 환상적인 시각 콘텐츠가 탄생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염동균 작가님과 저는 ‘미술이 어디까지 재미있을까’에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염 작가의 아티스트적 재능과 제 경영 경력을 의기투합하기로 했죠. 당시 염 작가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브로큰 브레인을 법인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VR 기기를 활용한 미술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힘든 점이 있었습니까?기술과 예술의 만남으로 쉽게 지원을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뜻밖에 재정 지원을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테크놀로지 면에서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게 아니라 사람의 수기라고 생각하고 있고, 미술계에서는 쇼 비즈니스이지 예술은 아니라는 생각의 경계에 있었나 봐요. 값비싼 기계를 손에 넣은 뒤 기술을 익히는 서너 달은 힘들었죠. 기계에 대한 정보가 적고 국내외를 불문하고 자문을 구했어요. 2016년 8월 코엑스에서 열린 ‘오토데스크 유니버시티 코리아’에서 공연을 처음 하게 됐는데 예상 밖의 기술적인 난관으로 하마터면 공연을 못할 뻔했어요. 잠시 후 저희 공연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 최초의 VR 드로잉 무대였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최근 VR장비를 활용한 창작물이 종종 나오지만 구상화를 단기간에 그리는 퍼포먼스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영상을 내보내서 아티스트가 싱크를 맞추는 공연으로 오해하고 있어요. 근데 100% 라이브 무대예요 아티스트가 착용한 HMD (Head Mounted Display)를 관객이 써보면 그런 오해가 없다는 얘기가 있지만 실제 라이브에서 진행되는 드로잉을 모든 관객이 동시에 HMD를 착용해 보는 기술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 기술이 준비돼도 아티스트가 조정하는 대로 시선이 이동하면 어지러워 쓰고 싶지 않아요. 공연을 즐기는 관객은 편안해야 합니다.

감각적인 경험은 우리의 연출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전에 병원에 근무했는데 병원 경영과 예술 경영의 차이를 느끼십니까?전문직과 전문경영인을 분리한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병원과 예술사업의 공통점을 느낍니다.

의사는 전문지식과 기술을 활용하여 의료를 수행합니다.

예술가들도 그만의 능력으로 콘텐츠를 만듭니다.

전문가가 자신의 능력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은 경영자의 몫입니다.

그래야 조직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점도 있죠. 예술 산업은 인적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예술은 결과에 대한 평가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작가의 최선과 고객의 만족, 관객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예술작품에 대한 관리가 어렵습니다.

예술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객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표면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적으로나 구성적으로나 수용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을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티스트와 클라이언트가 직접 이야기를 하면 마찰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는회사의규모가커지면서아트워크를담당하는아티스트팀,아티스트의작품을영상으로남기고공연외광고와영상물을제작하고편집하는영상미디어팀,그리고경영행정운영팀이렇게3팀으로이루어져있지만첫미팅은지금도주로제가합니다.

대외 커뮤니케이션과 경영 전반을 경영자가 담당한다면 공연 구성은 전적으로 아티스트가 됩니까?아티스트는 스토리를 만들고 공연작품이나 영상작품을 창작합니다.

조명과 음악 타이밍도 모두 작가와 함께 맞춥니다.

그러나 HMD를 쓰는 순간 작가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서 전체적인 컨트롤은 스탭에게 넘어갑니다.

VR 드로잉은 절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브로큰 브레인의 전 사원이 함께 하는 공동 작업인 것입니다.

작가마다 그림체는 다를 수 있지만 작가 염동균이 전체 디렉팅을 총괄하며 전체적인 톤을 맞추고 있습니다.

손동효 대표(왼쪽)와 염동균 작가(오른쪽) 지난해와 올해는 ‘VR 아티스트 오디션’을 진행했습니다.

작가의 발굴방법과 회사와 작가의 관계설정을 알고 싶습니다.

현재 염동균과 피오니 두 작가가 회사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프리랜서 작가와도 일하고 있고 염 작가는 회사를 같이 출범시키면서 아트팀의 총책임자이자 국내 최초의 VR 아티스트입니다.

정기 공연이나 큰 프로젝트는 대부분 직접 공연을 합니다.

피오니 작가는 댄서 출신으로 런던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한 경력을 살려 뮤지컬 팀과 협업한 공연을 이끌고 있습니다.

“오디션은 ‘VR 아트’를 세상에 널리 알리려는 의도와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려는 의지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첫 해에는 예상외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는 4-50대 참가자들의 의지가 강했습니다.

올해는 예술적 색채가 강한 지원자가 늘었습니다.

저희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미술을 기반으로 한 회사입니다.

미술 전공자나 예술 능력이 있는 참가자를 선호합니다.

예술적 감각은 짧은 기간에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기술이나 장비는 몇 달 동안 훈련을 받아야 익숙해집니다.

피오니 작가도 우리 회사에 입사해서 VR을 처음 만져봤어요.

기술을 전혀 모르는 작가라도 선발할 수 있다면 회사가 VR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습니까?물론 내부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VR 장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합니다.

지금까지 함께 공연한 몇몇 프리랜서 작가에게 일련의 과정은 일종의 훈련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외부적으로는 2016년 SK텔레콤과 함께 실시한 어린이 대상 VR교육, 2017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함께 성인 대상 교육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아이들은콘텐츠에호기심을보이는것에반해성인은도구자체에많은관심을보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VR을 활용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미술 창의력 교육을 기획 중이며, 현재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미술 콘텐츠 과정과 함께 가상현실 장비를 가르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성인 라이선스 과정의 교육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올 하반기쯤에 커리큘럼이 완성될 것 같아요.

기업체나 행사를 방문하는 공연, 교육, 강연 등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정기공연을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지 않나요?VR기기는 이동이 쉬워 어디서나 편리하다.

또한 관객들이 HMD를 착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거점을 두는 것은 중요하지요. 최근㈜글로벌디지털콘텐츠그룹과업무협약을맺어강남관광정보센터에서정기공연을하고있습니다.

센터에서 매주 2회 정기공연을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주 1회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 남양주시 위 암시 등에서도 정기적으로 VR교육이 가능한 장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정기공연 중인 염동균 작가의 모습Ⓑ 브로큰브레인 |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의 성인 대상 VR교육 » 브로큰브레인 단기간에 사이좋은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로큰 브레인만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요?시기적인 운이 좋은 편이에요. 2016년 초연 이후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나 기업행사의 관심이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등에 집중되어 다수의 공연기회를 가졌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VR기계의 국내 총판권을 가진 회사도 나타나서 업무 협약을 맺을 수 있었죠. 내부적으로는 맞춤형 공연을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림은 다른 공연 장르에 비해 메시지 전달이 강합니다.

클라이언트의요구에따라요소도삽입하고삭제하기도쉽습니다.

프로젝트마다 메시지 전달을 위해 조사를 충실히 하고 스토리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영화나 영상물 제작에 사용하는 스토리보드 작업을 공연에 도입했습니다 또 다른 점은 융합을 폭넓게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댄스, 국악, 오케스트라 등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한 사람의 VR아티스트가 부족한 공연의 스케일을 키웠습니다.

다른 장르와의 융합은 서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할 수 있고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감각적 경험이 생길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고 싶습니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 공연은 비언어(Non-verbal)를 지향합니다.

공연을 하다보면 내국인보다 오히려 외국인의 반응이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아쉽게도우리공연가수는당연히외국인이라고예상되는경우가많아요. 우리 예술가들의 작업이 충분히 좋은 창작 콘텐츠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해외 문화를 선도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앞으로 해외 법인을 설립해 한국 예술 콘텐츠로 해외 공연을 확대해 가려고 합니다.

필자 소개 임승현은 서울과 런던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월간미술과 아트조선에서 기자를 지냈으며 번역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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